한동안 통장 하나로 모든 돈을 관리했다.

월급이 들어오는 통장에서 카드값도 나가고, 생활비도 쓰고, 저축도 하려고 했다. 그런데 한 통장에 모든 게 섞여 있으니까 지금 내가 쓸 수 있는 돈이 얼마인지, 저축할 돈이 얼마인지 항상 헷갈렸다. 잔액이 있으면 그냥 쓸 수 있는 돈처럼 느껴져서 계획 없이 쓰게 됐다. 그러다 통장을 용도별로 나눠봤다. 처음엔 통장을 여러 개 관리하는 게 번거로울 것 같았는데, 막상 해보니 오히려 돈 관리가 훨씬 단순해졌다. 어떻게 나눴는지 정리해본다.

월급 통장, 생활비 통장, 저축 통장으로 나누기

가장 기본적으로 세 개로 나눴다. 월급이 들어오는 통장, 생활비를 쓰는 통장, 저축하는 통장. 월급이 들어오면 먼저 저축할 금액을 저축 통장으로 옮기고, 한 달 생활비를 생활비 통장으로 옮긴다. 고정 지출은 월급 통장에 남겨두고 거기서 자동이체로 나가게 한다. 이렇게 하면 각 통장의 역할이 명확해진다. 생활비 통장에 있는 돈만 쓰면 되니까, 그 통장 잔액을 보면 이번 달에 얼마나 더 쓸 수 있는지 바로 알 수 있다. 복잡하게 계산할 필요가 없어졌다.


생활비 통장에 체크카드를 연결하기

생활비 통장에 체크카드를 연결해두고, 일상 소비는 그 카드로만 한다. 이렇게 하면 생활비 통장 안에서만 돈을 쓰게 된다. 생활비 통장에 한 달 쓸 금액만 들어있으니까, 그 안에서 알아서 조절하게 된다. 잔액이 줄어드는 게 보이면 자연스럽게 아끼게 되고, 여유가 있으면 조금 더 써도 괜찮다는 판단이 선다. 한 달 예산을 통장 하나로 관리하는 셈이다.

저축 통장은 일부러 불편하게 만들기

저축 통장은 일부러 쉽게 손대지 못하게 만들었다. 체크카드를 연결하지 않고, 평소 자주 쓰는 은행 앱에서 바로 안 보이게 해뒀다. 저축 통장이 눈에 잘 띄고 쉽게 꺼낼 수 있으면 결국 쓰게 된다. 그래서 일부러 한 단계 불편하게 만들어두는 게 도움이 됐다. 꺼내려면 일부러 찾아 들어가야 하니까, 정말 필요한 경우가 아니면 손대지 않게 된다.

통장을 나누는 것만으로 소비가 줄었다

신기하게도 통장을 나눈 것만으로 소비가 줄었다. 예전엔 큰 잔액이 보이니까 여유가 있는 줄 알고 썼는데, 생활비 통장만 보게 되니까 실제 쓸 수 있는 돈이 명확해졌다. 돈을 더 아끼려고 의식적으로 노력한 게 아니라, 구조를 바꾸니까 자연스럽게 그렇게 됐다. 쓸 수 있는 돈과 쓰면 안 되는 돈이 통장으로 분리되니까 판단이 쉬워진 것이다. 통장을 나누는 건 처음 설정만 해두면 그다음부터는 자동으로 굴러간다. 돈 관리가 어렵게 느껴진다면, 통장을 용도별로 나누는 것부터 시작해보는 걸 추천한다. 복잡한 가계부보다 이게 훨씬 단순하고 효과적이었다.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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